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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3-31 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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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여자' '대장금'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존재감 있는 '국민 시어머니' 연기를 선보인 박정수가 연기생활 43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그 첫 작품으로 지난 2005년 초연 당시 퓰리처상, 토니상, 뉴욕비평가협회상 등을 거머쥔 존 페트릭 쉔리의 '다우트'다. 2006년 최용훈 연출의 작품으로 국내 초연돼 당시 김혜자가 '엘로이셔스'를 맡아 화제가 된 이 후 2008년 존 페트릭 쉔리가 직접 메가폰을 잡아 영화로도 제작되기도 했다.

오는 4월 19일부터 공연되는 연극 ‘다우트’의 프레스콜이 지난 26일 오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렸다. 프레스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최용훈 연출과 박정수, 차유경, 서태화, 문수아가 참석했다.

‘박정수를 연극 무대에 캐스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최용훈 연출은 “연습 초반에도 박정수 선생님이 ‘왜 나를 불렀느냐’고 하셨다. 반 농담이지만 '국민 시어머니' 상이시다. 차갑고, 이지적이고,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 그리고 집착하면 끝까지 물고갈 것 같은 눈빛이 '엘로이셔스'의 차가운 분위기와 굉장히 잘 어울린 것 같아 무대를 경험하시면서, 고생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최 연출은 이어 “2006년 국내 초연을 하고 난 다음인 2008년에 영화가 만들어졌다. 8년 만에 재공연인데, 초연 때 잡았던 캐릭터 느낌을 가져왔다. 영화와 연극에서의 방향이 약간 다를 것”이라면서, 배우 박정수와 차유경의 차이점에 대해 “박정수 선생님이 차가운 쪽이면 차유경 배우는 뜨거운 쪽이라 보면 될 것 같다. 꽉 막혀있는 것은 똑같으나 에너지를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 박정수는 연극에 도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운명적이었다. 때가 되어서 한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서는 것보다 무대가 매우 무서웠다”면서도, “막상 이렇게 기자님들 앞에서 초연하니, 갇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에서 하는 맛이 있는 것 같다. 마지막 공연이 될 때쯤엔 익숙해지고,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생길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원작가가 연출한 영화를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몇 년 전에 영화를 보다가 세 번 졸았다”면서도,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원작과 이 작품이 같으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으로, 연출님이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것이니 영화 속 옐로이셔스와 내 옐로이셔스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블로킹이 하나도 안 맞았었다. TV 연기에선 감정을 갖고 움직이는데, 지금도 감독님이 설명을 해주지 않으시니 밉다. 도는데도 이유가 있다. 끝까지 이야기를 안 해주신다. 돌든지 말든지 하는데 외우기만 하니 정말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매일 틀렸다. 다른 사람들은 정말 잘하는데, 욕심이 생기다 보니 화가 났다. 나 자신과 모두에게 원망도 했었다.”며 연습할 때 어려웠던 점을 털어놨다.

‘김혜자가 초연했던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는가’에 대해 배우 박정수는 “부담이 굉장히 컸다.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에 내색하지 않았다. 김혜자 선배님은 김혜자 선배님만의 색채가 있고, 박정수는 박정수만의 색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이 작품이 창작극이나 한국의 어떤 기존 드라마, 소설을 한 것이 아니라 번역극이기 때문에 대사가 어려웠고, 특히 발음하다가 많이 꼬였다. 이 점이 많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옐로이셔스' 역할을 소화한 차유경은 ‘박정수와 차이점에 대해, “기본 캐릭터는 거의 똑같다. 옐로이셔스를 표현하는 생각을 어떻게 생각할까 했을 때, 저는 50대이고 박정수 선생님은 60대이니 50대에게 맞는 옐로이셔스 성격 구축을 하려고 했었다”면서, “’옐로이셔스'가 갖고 있는 의심이라는 것은 규율과 세속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전제로 있다. 의심이라는 것을 안고 있지만, 확신이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플린'과 보수적인 '옐로이셔스'의 팽팽한 대립이 미칠 정도로 치열하게 치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우트'는 1964년 뉴욕 브롱크의 한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가톨릭 종교에 자유와 변화의 바람을 도입하려는 '플린' 신부와 원칙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원장 수녀 '엘로이셔스'의 대립구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려는 극 속에서 인물들이 겪는 심리변화와 갈등을 통해 인간의 신념에 대해 다양하고 깊은 질문을 던진다.

서태화는 ‘연극 선배인데 박정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여기에 '플린'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캐릭터인데 어떤 점이 매력 있었나?’는 질문에 “이번 연극을 통해 처음 박정수 선생님 만났다. 연출님 말씀처럼 '국민 시어머니'같은 약간 차가운 이미지가 있었다. 처음엔 대립하는 호흡을 맞추기가 어려웠으나, 연습을 하면서 호흡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이 잘 맞아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특히 마지막 부분 대사에 의심스러움을 표출할 땐 원장 수녀의 모든 감정이 들어간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마지막 대사가 무언가를 줄 수 있는 메시지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플린 신부가 진짜 그럴까, 아닐 수도 있겠느냐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관객들의 숙제일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최용훈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 주고자하는 메시지는 “보면서 답답할 수도 있다. 절대 섞일 수 없고, 양보하지도 않고, 확실히 이야기가 잘못됐다고 믿고 싶은 우리 세상의 모습 같다. 자기가 믿는 것, 자기가 아는 것, 자기가 확인할 수 있는 것만 믿고 사는 세상”이라면서, “현재 우리 시점에서 재공연하면서 그런 지점이 가장 크게 시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배려의 모습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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