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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4-01 15: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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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우연에 우연이 겹쳐 생각지도 못한 곳에 다다른다. 눈 깜작할 사이에.

편을 갈라 돌을 던져 상대편을 맞추는 석전. 김치수는 오랜 라이벌이던 방호인이 사라지자 허전해하는데 술에 취한 목하가 사고를 친 어느 날 그에게서 전보를 받는다. 하와이로 시집가야하나 고민하던 기하나까지 데리고 김치수는 목하와 하만식을 데리고 북쪽으로 가는 기차를 탄다. 기차 안에서 전도부인을 만난 일행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고 겨우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보니 그들은 석전꾼에서 독립영웅이 되어버린다. 다음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연극 ‘석전’은 극단 종로 예술극장이 선보이는 새로운 창작연극으로 연극 ‘종로예술극장’ ‘콘트라따귀-반격’ ‘리더스’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로 제 10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 수상, 2013 대한민국 예술문화인 대상 뮤지컬 부문 대상 수상, 뮤지컬 ‘화랑’을 연출하고 2013년 셰익스피어 어워즈에서 젊은 연출가상을 수상한 성천모 연출의 야심작이다.

극단 종로 예술극장은 독특하고 창의적인 실험극이지만 작품성을 갖춰 그들만의 색을 인정받고 있다. 연극 '석전' 역시 뚜렷한 홍보 없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관객이 들고 있다. 지금의 현실과 대비를 이루는 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석전’은 편을 나눠 돌팔매질을 하며 싸우는 풍습으로 정월 대보름이나 단오 등 큰 명절에 각 지방에서 행하던 남성들의 놀이이다. 일제 강점기에 젊은 남자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매일을 그저 살아가고 있을 뿐, 가슴 속의 울분을 터뜨릴 방법도 재주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냥 소모전으로 보이는 석전 같은 놀이가 어쩌면 가장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누가 이기느냐를 가지고 싸우던 라이벌이 사라지더니 어느 날 전보를 보내온다. 그것도 이제 서로를 향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빼앗아간 일제를 향해 돌을 던지자는 뜨거운 제안과 함께. 무지렁이지만 김치수는 친한 동생들을 끌고 간절한 염원을 따라 길을 나선다. 그 때 그의 가슴엔 뜨거운 피가 용솟음쳤을까.

그러나 북으로 가던 기차에서 만난 전도부인과 갑작스런 사건들로 인해 그들은 순식간에 독립영웅이 된다. 또한 실제로 큰 공을 세우기도 한다. 결국 그들은 돌 하나 손에 쥐고서 마지막 싸움에 나서게 된다. 의지를 가지고 떠났으나 어쩌면 그 뜨거운 피마저 이용당했을 푸른 청춘은 그렇게 스러져간다. 단 하나뿐인 꽃 같은 목숨을 잃어버린다.

우연이 계속 되면 필연이고 마침내 운명이 된다더니, 무식한 석전꾼이라고 그들에게 시대정신이 없다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장기판의 말처럼 이용당하다 희생당한 것도 사실이지만 실은 그들을 그 길로 이끌어 간 것은 그들의 가슴에 품었던 푸른 꿈이었을 터, 속아서 이용당했다 해도 가슴에 품은 진실, 그것만으로 그들은 아름답다. 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없었던 그 날들을 돌 하나에 담는 것이 전부였기에 다만 절망이 아닌 염원을 담은 돌팔매질은 차라리 눈부시지 않았을까.

‘석전’이라는 놀이 뿐 아니라 사진 신부, 선교사, 2중 스파이, 105인사건 등, 그 시절에 있었던 실제 역사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작은 소극장이지만 조명과 동선을 적절히 이용해 실감나는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석전패거리의 리더 김치수 역에 신동원, 단순하지만 사람 좋은 목하 역에 김정석, 신분은 낮지만 열심히 지식을 쌓는 하만식 역에 길정석, 만식을 따라나섰다가 모두를 잃고 결국 사진 신부가 되는 기하나 역에 박소영, 미스터리한 전도부인 역에 성지윤, 엘리트 일본 경찰인가 했으나 실은 사연 많은 조선인 사카모토 역에 홍수영, 멀티 1에 연출인 성천모와 한동완, 멀티2에 고현준이 출연한다. 뜨거운 열기까지 볼 수 있는 연극 ‘석전’은 대학로 정보 소극장에서 오는 5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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