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5일 회동이 돌연 취소됐다. 이번 회동은 문 대표와 동교동계 간 갈등의 터닝포인트로 주목됐던 만큼 취소 배경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동교동계는 지난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4.29 재.보선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결의하면서 문 대표와 친노(친노무현)계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됐던 회동의 취소 소식이 전해진 것은 오전 8시23분이었다. 약속 30여분 전에 ‘취소’ 문자메시지가 기자들에게 전송되자 배경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됐다.
앞서, 김성수 대변인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동교동계는 (이번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공감하고 있고 충분히 전달됐다고 권 고문이 말했다”며 회동 일정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간담회 중간에 쪽지가 김 대변인에게 전달되면서 회동 장소가 서울 관악을 정태호 후보 사무소에서 여의도 중앙당 당사로 바뀌는 등 석연찮은 상황이 연출됐다. 주말 동안에도 다시 장소가 국회 당대표실로 바뀌고, 참석자도 계속 늘어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 이어졌다. 당초 참석자가 재보선 지원 의사를 밝힐 권 고문과 함께 김원기, 임채정 상임고문 등으로 알려졌으나 친노계로 분류되는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 등 나머지 상임고문으로 확대됐고 회동 이름도 ‘원로와의 대화’로 변경된 데다 후보들과 최고위원들도 동참키로 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동이) 확대되다 보니 차라리 오늘 아침 이렇게 급하게 하는 것보다는 다른 고문들도 참석해 폭넓게 대화를 나누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면서, “취소된 게 아니고 재조율해 날을 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프닝을 두고 문 대표의 정치력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조기에 동교동계의 지원을 얻어 통합 면모를 과시하고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 했지만, 철저한 사전 설득 작업과 껴안기 없이 성급하게 움직였다는 비판이다.
문 대표는 관건인 박 의원과의 회동에 대해 이날 관악을 선거 지원을 나간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지원 대표님을 근일간에 만나뵐 것”이라고만 말하고 구체적 시한을 못박지 않았다.
또한 회동 취소에 대해서도 “일정이 좀 조정이 됐을 뿐이고 형편되는 대로 그런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