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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4-16 15: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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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소리가 나는 다용도실의 문을 열었다. 그런데 눈앞에 동화처럼 신비한 세계가 펼쳐진다면, 그리고 그 세계의 왕자님과 사랑에 빠진다면?

뮤지컬 ‘쓰루 더 도어(Through the Door)’는 동화 같은 상상력으로 시작된 사랑스런 작품으로 다수의 수상경력으로 ‘슬리피 할로우’의 뮤지컬화 대본을 맡은 작가 주디 프리드(Judy Freed)와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으로 주목받은 작곡가 로렌스 마크 와이트(Laurence Mark Wythe)가 2007년부터 함께 준비, 런던에서의 쇼케이스를 거쳐 2011년 뉴욕에서 리딩 공연을 하고 국내 기획 및 제작팀과 협업하여 전 세계 초연을 한국에서 하게 된 이색적인 창작라이선스작품이다.

단편소설로 데뷔해 주목받았으나 7년 째 다음 작품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샬럿은 역사소설을 쓰고 있지만 로맨스가 없다며 편집장에게 쓴 소리를 듣는다. 로맨스를 추가해보려 해도 역사소설을 목표로 한 작품이라 쉽지 않다. 남편인 레니는 성공과 출세를 위해 샬럿과의 약속을 어기기 다반사. 두 사람은 점점 소통하지 못하고 힘들어한다.

그런데 어느 날, 수상한 소리에 이끌려 다용도실에 들어갔을 뿐인데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꿈인가 했지만 그 날부터 다용도실 문은 환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 된다. 샬럿의 눈앞에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서 있다. 피 비린내 나는 왕권다툼에서 후계자로 지목될 만큼 뛰어나지만 사랑에는 서툰 소설의 주인공 카일 왕자까지.

샬럿은 레니가 신신당부한 중요한 약속을 잊을 만큼 다용도실을 들락거린다. 어쩌면 그런 상황은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환상적인 로맨스가 아닐까. 현실에서의 삶이 힘들고 무거울수록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어진다. 그런데 다용도실문을 열기만하면 된다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그런 다용도실이 있는 집이 있다면 가진 거 다 털어서라도 이사가고 싶지 않을까.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일과 사랑한다면서 무심해지는 남편, 샬럿에겐 도피처가 필요했던 것이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참으며 살아가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괴롭게만 만드니까. 삶이란 살아내는 것, 버텨야만 하는 순간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작은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면 또한 풍성해지는 것이니 말이다.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오가는 1막은 자칫 늘어질 수 있음에도 아역부터 시작해서인지 호흡을 쥐락펴락할 줄 아는 오소연의 샬럿이 맛깔스레 살렸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론 외롭기만 한 샬럿의 마음이 충분히 공감 간다. 레니까지 들어와 버린 환상의 세계를 그린 2막은 스펙터클하고 아기자기하다. 샬럿과 레니, 카일 왕자의 삼각관계가 흥미진진하다.

다소 샬럿을 힘들게 한 레니와는 달리 서툴고 버벅대는 모습마저 매력적인 백형훈 배우의 카일 왕자는 신인답지 않은 찰진 애드리브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어디선가 들었던 동화처럼 결론은 예상 가능하지만 참신하고 지루할 틈이 없는 즐거운 작품이다. 리드미컬하고 유려한 선율을 가진 음악 또한 이 뮤지컬의 장점이다.

여주인공 샬럿 역에는 오소연, 유리아, 최수진, 샬럿의 성실한 남편 레니 역은 최수형, 김경수, 베테랑 정상윤, 환상세계의 왕자 카일 역은 각자 매력발산 중인 백형훈, 전재홍, 민우혁이 맡았으며 김호섭과 김재만이 다양한 캐릭터로 내용을 연결하고 오기쁨, 최영민, 김리가 출연한다. 환상의 세계로 이어지는 다용도실이 궁금하다면 오는 6월 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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