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기 기자]충분한 외환보유액 보유 시 경제 및 경제시장의 안정화 효과가 큰 반면 보유비용이 증가한다는 상층관계가 있어 적정수준에 관한 논란이 지속돼왔다. 이와 관련해 IMF는 지난 2011년부터 신흥국들의 외환보유액 적정수준을 제시해오고 있고, 우리나라의 현 외환보유액은 이 수준을 충족하고 있으나, 하지만 IMF 등 기준은 국가별로 특수한 위험이나 유출요인을 정확히 반영치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적정수준 평가에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편집자 주>
외환보유액은 대규모 외화유출이 발생할 경우 일차적인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예비적 수단이고, 나아가 외환위기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큰 반면, 다른 한편으로 보유비용이 크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IMF의 지난 2011년 외환보유액 적정성 보고에 의하면, 외환보유액의 규모가 클수록 대규모 외환유출 등을 초래하는 이른바 ‘외환시장 압력’의 발생을 낮추면서, 실제 EMP 발생시 소비충족을 완화하는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환보유고 유지를 위한 제반비용이 크기 때문에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IMF는 2011년 ARA 보고서를 시작으로 신흥국들을 위한 외환보유액 측정기준을 제시해오고 있는데, 임의적 측면이 강했던 기존의 전통적인 적정 외환보유액 산출방식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산출방식들은 단기외채 전액, 3개월치 수입액 등 자의적인 기준에 의한 경우가 많았으나, ARA EM Metric은 신흥국들의 과거 외환위기 시의 외화자본유출 데이터를 종합해 외화자본 유출요인들의 가중치를 산출해 기존 한계점을 개선했다. 이와 같이 산출된 ARA EM Metric은 다른 외환보유액 적정수준 산출기준에 비해 EMP 발생확률에 대한 설명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현재의 규모는 ARA EM Metric과 여타 전통적 산출기준들을 모두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는 ARA EM Metric의 100-150% 수준을 외환보유액의 적정수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해당 Metric과 여타 전통적 기준들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ARA EM Metric도 신흥국들의 과거자료를 통합해 산출된 일률적인 기준이므로 국가별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동일한 샘플에 속한 국가 간에도 금융부문의 대외개방정도, 수출의존도, 국가고유위험 등의 차이에 따라 유출요인별 가중치가 상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와 금융부문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모두 높고, 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신흥국에게 일률적으로 제시된 ARA EM Metric 기준보다 외환보유액의 실제 적정수준이 높을 개연성이 있다. 일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과 2008년의 외환보유액은 ARA EM Metric 대비 약 108% 수준이었으나, 사후적인 분석결과 당시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현 외환보유액 수준이 적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과 국가 고유위험을 고려해 외환보유액 적정수준을 보수적으로 산출할 필요가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