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혜화당에서 2017 안톤체홉축전 참가작, 극단 드라마팩토리 한걸음의 안톤 체홉(Anton Pavlovich Chekhov, 1860~ 1904) 작, 전 훈 번역, 김세환 연출의 <세 자매>를 관람했다.
번역을 한 전 훈은 서울生으로, 보성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하고, 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 연출가다. 1996년 희곡 [강택구]로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겸 연출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출강중이다.
집필하거나 연출을 한 작품으로는 97 [결혼전야] (전훈/작) 아룽구지 소극장 외 다수, 97 [NANTA](Original version) 환 퍼포먼스, 호암아트홀, 98 [갈매기](체홉/작) 극단 떼아뜨르 노리-체홉 페스티발 참가작, ’98 [좋은?녀석들](이만희/작) 극단 연극세상, 아룽구지 소극장, 98 경주세계문화EXPO 메인이벤트 총연출 “인류화합음악축제” ”99 [벚꽃동산](체홉/작) 서울시립극단, 세종문화회관소극장 ’99-2000 [樂햄릿](조광화/작) 서울뮤지컬컴퍼니, 호암아트홀, 장충체육관 2001[유리가면]-episode1″기적의?사람”(전훈/각본)-열린극장, 인켈아트홀, 2001서울공연예술제”참가-바탕골소극장- 2002 [죽음의 토크쇼] (전훈/작) – 인켈아트홀, 2002 [월미도 살인사건] (스가 고헤이/원작, 전훈/번안) – 인켈아트홀, 2004 안똔 체홉 4대 장막전 [벚꽃동산]동국대극장,[바냐아저씨]국립극단, (동아연극상 연출상, 작품상 수상) [갈매기] 정동극장, [세자매] 정미소, 2006 [유리가면]-episode5 “또 하나의 영혼” (전훈/각본) -인켈아트홀, 2008 [말괄량이 길들이기](셰익스피어/작) 서울시극단 – 세종M씨어터, 2010 [내일은 챔피온]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서울연극제 출품작, 무대미술상) 2010 [숲귀신] (안똔 체홉) 연출 게릴라 소극장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우수작 선정), 2011 <아마데우스>(피터 쉐퍼/작> – 국립명동예술극장
2014년 전훈은 안톤 체홉의 작품전체를 공연하기 시작했다. <숲귀신> <바냐 삼촌> <파더레스> <챠이카> <검은옷의 수도사> <벚꽃동산>을 비롯해 자작희곡인 <내일은 참피온> 그리고 피터 쉐퍼의 <아마데우스>를 연출하고 2017년 신년벽두부터 <전훈 사실주의 희곡전>을 공연하고 있다.
김세환(1979~)는 창작스튜디오 자전거 날다 연출이자 연기스터디 한걸음 대표다.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2008년 극단 드라마팩토리를 만들고 그해 5월 <존경하는 옐레나 선생님>을 시작으로 쉴 새 없이 작품을 토해냈다. <몽타주>는 2009년 5월에 초연한 두 번째 작품. 김 대표는 연기학원을 운영하며 번 돈을 모두 작품에 쏟아 부었다. 그것도 모자라 혼자서 제작, 기획, 희곡, 연출 심지어 무대, 조명, 음향까지 도맡았다. 그렇게 해서 무대에 올린 작품이 <헛소동>, <몽타주>, <존레논을 위하여>,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다시 뛴다>, <거짓말>, <라디오 잠시 길을 잃다> 등 16개 작품에 이른다. 모두 창작극이다.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하듯이 연극 작품을 만들어냈다. 한 작품을 공연하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방식으로 쉬지 않고 작업을 해 1년에 300일 가까이 무대에 서는 초인적인 강행군을 계속했다.
2013년에는 연출가 이윤택 씨가 있는 밀양연극촌에 들어갔다. 폭주기관차처럼 창작극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김 대표 자신이 창작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이윤택 씨에게 다시 연극을 배웠다.
김 대표는 "연출가가 꽃을 피우는 것은 40대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작가적인 시선을 갖춰 나 자신만의 연극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5년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헛소동>을 연출함으로써 장족의 발전된 모습을 공연에서 보여준 발전적인 앞날이 예측되는 미남 연출가다.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 <세 자매>는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1900년 집필되어 이듬해 러시아의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 되었으며 아직도 극장의 주요 레퍼토리라고 한다. 체호프의 4대 희곡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근대 극작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제목이 세 자매이기 때문에 세 자매만 있는 집안의 이야기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사실 이 집 식구는 네 남매다.
연극은 춥고 메마른 러시아의 외딴 소도시에서 시작한다. 이곳에는 군 여단장이었던 아버지가 죽자 소도시로 이주한 세 자매와 그들의 오빠가 살고 있다. 세 자매는 교사인 첫째 올가, 교사인 남편을 두고 있는 문학소녀 같은 둘째 마샤와 이제 갓 스물이 된 꿈 많고 귀여운 아가씨 이리나이다. 이야기는 막내 이리나의 생일 파티로부터 시작된다. 이날은 일년전 돌아가신 군 부대장 아버지의 기일이기도 하다. 그들은 아버지가 살아 계셨던 고향ㅡ모스크바의 행복했던 날들을 그리워하며 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와 비교하여 현저하게 줄어 버린 군인들과 막내의 생일을 즐거움과 슬픔이 교차하는 속에서 보내며 11년 전 떠나온 고향 모스크바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이들에게는 실제로 존재했던 시절이 부모와의 사별 후 꿈이 되어 버렸고 그때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썰렁하고 암울한 분위기의 이곳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체 세 자매는 일상의 일들에 부딪히고 힘들어한다.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군인들의 삶 역시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올가(맏딸)가 학교 선생으로 극 마지막에는 교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둘째 딸인 마샤는 학교선생인 꿀리진과 결혼한다. 그들이 결혼할 당시 마샤는 그의 똑똑함에 반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예전만큼 똑똑하진 않다고 여기며 조금 지루해진 생활을 이어간다. 막내딸인 이리나는 모스크바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기를 꿈꾸고, 세 딸과 유일한 아들인 안드레이는 겉모습만 아름다운 나타샤에 홀딱 반해 그녀를 사랑한다.
1막은 그들의 아버지의 첫 기일이면서 이리나의 생일에 시작된다. 잔치가 이어지고 거기에서 안드레이는 나타샤에게 사랑 고백을 하게 된다.
2막은 약 21개월 후 안드레이와 나타샤는 결혼하여 첫 딸을 낳았지만, 나타샤는 안드레이의 상사인 프로토포포브(극중에 언급은 되지만 등장하지는 않는 인물)와 불륜 관계을 가진다. 마샤는 지루해진 결혼생활 속에서 유부남 대위인 베르시닌와의 불륜 관계를 시작한다. 뚜젠바흐와 솔료니는 동시에 이리나를 사랑하며 이리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이리나는 그들에게 관심 없고 여전히 모스크바로 돌아가서 멋진 사랑을 하게 되기만을 꿈꾼다.
3막은 3년 후 올가와 이리나의 방에서 시작되는데, 이는 나타샤가 집안의 권력을 잡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드레이의 아내로서 프로조로프가의 안주인으로 자리잡은 나타샤는 아이에게 따뜻한 방을 양보하라고 하고 대신 두 자매(올가와 이리나)가 한 방에서 지내도록 만든다. 안드레이는 지방청장의 비서로 있으면서 도박으로 빚이 늘어가고 결국 집을 담보로 잡게 되어 세 자매의 원망을 산다.
베르시닌과 불륜 관계를 이어나가는 마샤의 마음은 남편에게서 점점 멀어져간다. 다소 고지식한 올가는 이리나에게 의무적으로 뚜젠바흐와 결혼할 것을 권유한다. 이리나는 진정한 사랑을 모스크바에서 찾을 수 있을거라 믿었지만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백해지자 사랑하지 않는 뚜젠바흐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4막은 군인들이 지역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떠나기 전, 솔료니는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은 뚜젠바흐를 결투 중에 죽인다. 군인들이 떠나게 되자 마샤의 불륜상대였던 베르시닌도 떠나고, 마샤는 결국 남편에게 돌아간다. 올가는 마지못해 학교 교장 자리를 맡게 되면서 집을 나간다. 약혼자를 잃은 이리나의 운명은 불투명하지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계속 하고 싶어 한다. 세 자매의 오라비인 안드레이는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속물스러운 부인 나따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윽고 마을에서 군대가 떠나고 세 자매는 사랑과 꿈을 잃지만 다시금 삶에 의지를 되새긴다.
무대는 배경 가까이 긴 식탁이 가로 놓여있고 주위에 의자를 늘어놓았다. 상수 쪽에 흰 벽 두 개가 나란히 있어 내실로 통하고, 벽 뒤에 건반악기가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벽 앞으로도 식탁과 의자가 있고, 상수 쪽 벽면 가까이에 긴 벤치가 놓여있다. 히스 쪽에도 원형의 탁자와 의자가 있고, 바로 뒤쪽에 유성기를 올려놓은 낮은 탁자도 보인다. 출연자들이 건반악기를 연주하듯 건반을 두드리는 흉내를 낼 뿐 실제 건반악기 음악은 녹음으로 처리된다. 기타는 직접 연주를 한다. 특히 건반악기로 연주하는 쇼팽의 장송행진곡의 효과음악은 극의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연극은 중간 휴식시간을 포함해 2시간 30분간 계속된다.
정희영, 이지혜, 문동렬, 우지혜, 임호성, 장예영, 정주희, 김수현, 김동민, 박문민, 최상배, 김재석, 정한수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설정에서부터 호연과 열연은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고 관객을 서정적인 분위기로 몰아갈 뿐아니라, 대단원에서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조연출 정연주, 포스터 정주희, 오퍼&진행 정지은 강지현 백승민 등 스텝진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2017 안톤체홉축전 참가작, 드라마팩토리 한걸음의 안톤 체홉(Anton Pavlovich Chekhov) 작, 전 훈 번역, 김세환 연출의 <세 자매>를 연출가와 연기자 그리고 스텝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할만한 건강하고 아름다운 한편의 서정적인 연극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공연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