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곤 기자]‘서울시와 함께한 나의 길’의 저자는 그 격동의 시간 속에서 지휘자와 국민들 사이에 있었던 인물이다. 구청의 말단 공무원부터 시작해 서울시 부시장까지 지내면서 현장에서 보고 경험하고, 느꼈던 그대로를 이 책에 옮겼다.
모든 역사에 결정적 순간들이 있지만,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거의 매순간이 결정적 순간들이었다. 특히나 6.25전쟁 이후의 한국은 말 그대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배급을 탔다는 죽 그릇을 들여다보니 이것은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돼지죽이다. 돼지우리 주인을 찾았다. “나는 동사무소의 사무장인데 어찌하여 사람이 먹을 수도 없는 돼지죽을 사람에게 팔고 있습니까?” 나는 따지듯 물었다. 돌아오는 주인의 이야기는 충격이다.’
‘솔직히 이것은 비위생적이란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죽이 아니면 굶어 죽을 형편이라고 하면서 수 명의 주민 대표자가 와서 팔아 달라고 애원해서, 우리는 돼지 먹일 죽의 양도 모자라는 형편인데도 이를 거절 할 수가 없어서 팔고 있습니다. 어느 분이나 매일 드릴 수는 없고 3일에 한 번씩만 팔기로 하고 주민들에게 판매 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줄을 서 계시는 주민의 전표를 보십시오.’
‘이를 지켜보고 계시던 주민분들이 내 주변으로 몰려 와서, “제발 계속해서 팔게 내버려 두어 달라”고 하소연을 한다. 전표는 3일에 한 번씩 오도록 구획된 통장 모양의 표였다. 그러나 행정을 맡고 있는 나는 이를 방관할 수가 없지 않는가? 그래서 ’오늘은 줄을 서 계시는 분까지만 파시고, 더 이상 팔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하여 겨우 약속을 받았다./’양말산과 돼지 죽‘중에서
1979년 지하철 2호선(강북구간) 기공식에는 당시 최규하 국무총리가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했다./사진-국가기록원
“개발이 된다는 점을 실증하는 것이며, 오히려 빨리 지어 달라고 하여야 할 좋은 일이신데, 이를 가지고 별로 가치도 없는 정력만 낭비하는 일은 그만들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지역과 주민의 복지를 위하여 참된 집단 요구사항이 될 자료를 드릴 터이니 앞으로는 제가 드리는 일들을 가지고 민원도 제기하시고 시위를 하시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더니 모두가 조용히 경청하는 상황으로 역전 되었다./‘사당동 주민에게 항의시위 할 자료를 주다’ 중에서
전후 세계 유례없는 경제적 급성장으로 세계인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는 당시 나라 상황에 맞는 지도자, 지휘관이 있었고 그에 맞춰 한 마음 한 뜻으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일한 국민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