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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0-04 22: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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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정 기자]지난해 9월 개관한 서울돈화문국악당 (예술감독 김정승)은 브랜드공연 음악극 ‘적로’(부제: 이슬의 노래)를 오는 11월 3일부터 24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 공연장에서 공연한다.

음악극 ‘적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금 명인 박종기(1879-1941)와 김계선(1891-1943) 두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다. 현재 우리 음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두 예술가의 불꽃같은 삶과 예술혼을 통해 우리네 인생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목 ‘적로[滴露]는, 방울져 떨어지는 이슬이다. [笛露] 악기를 통해 흘러나온 입김에 의한 물방울, [赤露] 예술가의 혼이 서린 악기 끝의 핏방울의 이미를 함께 내포하고 있다.

음악극 ‘적로’는 ‘한 소리’를 찾아 평생을 떠돈 사람들, 필멸의 소리로 불멸을 붙잡으려 헤매면서 한 생을 지나갔던 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수많은 소리들이 만나 마음을 다 하고 때가 되면 헤어져 침묵과 공허 속으로 표표히 흩어지듯, 마주침과 헤어짐에 대한 것이고, 모든 숨결이 지나간 뒤 젓대 끝에 방울져 내리는 한 방울의 이슬처럼, 그 순간이 남겨놓은 흔적에 대한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1941년 초가을 경성으로,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늦은 밤. 청계천변 어느 돌다리 위에 꺼떡꺼떡, 건들건들 중늙은이 두 사람이 서있다. 환갑을 넘긴 노구에 근래 깊어진 기침이 심상찮아 그간의 경성살이를 작파하고 고향 진도로 내려갈 참인 ‘종기’와, 소목 집안 유일한 풍각쟁이로 팔자 살이를 하면서 누구보다 종기의 소리를 잘 알아주는 동료로 그의 귀향을 만류하려 성화인 ‘계선’이 이별주를 한 잔 걸치고 실랑이를 하고 있다.

젓대(대금) 연주로 명성이 자자하던 두 사람 앞에 난데없이 이들을 모셔가겠다고 나타난 인력거 하나. 이유도 목적지도 모른 채 인력거에 올라타 도착한 곳에는 절륜의 재주를 타고난 기생이었으나 십 수 년 전 불현듯 사라져버린 ‘산월’의 모습이 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귀신인지 여시인지 알 수 없는 산월을 닮은 산월이와 술잔과 음악을 주고받으면서, 세 사람은 옛 시절과 인연들을 반추한다. 꿈같은 하룻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순간과 소리들이 지나간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의 김정승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배삼식 작가가 극작을, 최우정 작곡가가 음악을, 정영두가 연출을 맡았다. 풍부한 아이디어와 해박한 지식,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로 호평을 받는 배삼식 작가는 일제 강점기의 대금 명인 ‘박종기’와 ‘김계선’을 극적 인물로 재창조해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내고, 언어로 또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낸다.

여러 창작극을 통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들려준 바 있는 최우정 작곡가는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스윙재즈 등의 대중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한 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배우들이 직접 작창에 참여한 노래들도 기대할 만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각종 무용, 연극, 뮤지컬의 안무, 연기, 연출 등으로 참여하면서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정영두의 연출 또한 기대된다.

주인공 박종기와 기생 산월은 소리꾼과 가객(정가) 출신으로 최근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안이호와 하윤주가 연기한다. 그리고 김계선 역으로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예 정윤형이 참여해 연기 호흡을 맞춘다. 박종기 명인의 대를 잇는 그의 고손자 박명규(대금)를 비롯해 한림(아쟁), 김준수(타악), 이승훈(클라리넷), 황경은(건반)이 연주한다.

한편, 음악극 적로는 두 인물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되,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여 극적으로 재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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