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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12-05 23: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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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예진흥원 한국문학세상 최라윤 편집국장

“나는 아내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
자장면 짬뽕 중에 어느 걸 더 좋아하는지…… 사이다 콜라 중에 어떤걸 더 좋아하며
물냉면 비빔냉면 중에 어떤걸 맛있어 하는지 조차...“-연극 ‘아내의 서랍’ 중

지금 옆에 있는 내 아내에 대해 혹은 내 남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우리는 때론 가장 중요한 것의 가치를 잊어버릴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40년을 넘게 함께 살아온 부부. 어느 날 곰국을 한 솥 끓어놓고 사리진 아내를 찾기 위해 아내의 방을, 아내의 서랍을 그리고 아내와의 기억을 돌이키며 지난 날 아내에게 너무나 무심했던 남편인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아내의 서랍 속에 꽁꽁 봉해져 있는 작은 상자를 발견합니다. 그 속에는 그 동안의 아내의 상처, 아내의 노력, 아내의 희생, 함께 한 추억 그리고 엄마의 사랑이 들어있습니다. 있었던 일이지만 이제는 기억하지 않았던 자신의 잘못과 실수, 수 많은 아내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사랑. 남편은 그 상자를 열고 오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극계 원로 배우인 주호성 배우와 김순이 배우의 농익은 깊은 연기에 관객들도 함께 웁니다.

연극이 끝나고 주호성 배우는 이 연극은 되도록이면 부부이거나 부부가 될 사람들이 와서 봐주길 바란다는 말을 관객들에게 전합니다. 그만큼 반평생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 아내의 심리를 각기 잘 표현해서 오래된 부부에게는 위로와 이해를, 부부가 될 커플들에게는 앞으로의 각오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깊이 있는 연극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변해 가부장적인 가정도 많이 사라지고 어느 한 쪽의 희생이 강요되지도 않지만 부부라는 관계가 어느 한때 좋은 순간만을 사는 것은 아니기에 서로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와 관심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본의 아니게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소홀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은 항상 그곳에 있을 거라는 믿음과 당연하게 받는 사랑과 마음이 가끔은 그들을 함부로 대하게 합니다. 대표적인 이런 관계는 아마 가족일 것입니다. 나의 배우자,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연극의 시작은 남편 채만식이 아내에게 하는 불평과 잔소리 그리고 작은 화들로 시작됩니다. 마치 죄를 진 것처럼 작아진 아내의 모습은 이 상황들이 너무나 당연한 듯 오히려 담담해 보입니다. 아내에게 몰아치는 어려 투정들이 익살스럽게 전해지며 객석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후에 남편은 이 순간을 가슴 메이도록 쓰리고 아프게 후회하게 됩니다. 돌아온 아내를 더욱 사랑하고 못다한 마음과 노력을 다하겠다는 채만식이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도 이미 지나버린 순간들은 되돌릴 수 없는 것입니다.

관객의 많은 분들이 부부이거나 커플이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놀랐던 것은 젊은이들의 거리인 대학로에 많은 중년 부부들이 손을 잡고 이 연극을 보러 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러 혹은 자신들의 이 순간을 행복과 즐거움으로 채우기 위해. 부부의 애환과 고된 지난 삶을 돌아보며 위안이 되는 연극이지만 또한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내 사람들에게 더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한다는 깨달음 또한 얻을 수 있습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순간을 사랑하는 모든 연령층의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2017년 11월 22일부터 대학로 명작극장에서 공연중인 연극 ‘아내의 서랍’은 2018년 1월 14일까지 계속될 예정입니다. 평일 20시, 토16시, 일15시 공연으로 수, 목, 금, 토, 일 은 배우 주호성과 배우 김순이. 월, 화는 배우 박민관과 배우 신혜옥이 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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