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준 기자]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한 군 법무관들에 대한 징계는 모두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3부는 한 모 씨 등 4명이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 씨 등은 2008년 군법무관으로 있으면서 국방부가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 씨 등은 소장에서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이 장병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국방부는 한 씨 등이 지휘 계통을 문란하게 하고, 군 업무 외의 일로 집단행동을 하면서 복종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 등으로 파면과 감봉 등의 징계 처분을 했다.
한 씨 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앞서 1심과 2심 법원은 지 모 씨 등 2명에 대한 파면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으나, 한 씨 등에 대한 감봉 등 경징계는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런 하급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징계 처분은 파면뿐만 아니라 경징계도 모두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휘 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건너뛰었다는 징계 사유에 대해 재판 청구에 앞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군 내부의 사전 절차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권리 행사를 함부로 집단 행위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군 내부 지휘명령 체계에 심각한 훼손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