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훈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의 내부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가 10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의하면, 삼성, 현대차, SK 등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13.7%로 2016년(12.9%)보다 0.8%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도 142조원으로, 2016년에 기록한 122조 3천억원보다 2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0대 그룹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현대중공업으로, 2016년 10.4%에서 지난해 15.9%로 5.5%포인트 늘어났다. SK도 2016년 23.3%에서 지난해 26.8%로 내부거래 비중이 3.4%포인트 증가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이 분사하면서 사내거래가 계열사 간 거래로 바뀌어 내부거래 비중이 늘었다며, SK는 계열사 간 거래가 많은 석유화학부문 매출이 늘고 반도체 공장을 증설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내부거래 공시 대상인 전체 60개 대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총 191조 4천억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였다.
대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을수록 함께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100%인 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28.5%였지만. 총수2세의 지분율이 100%인 곳은 2배에 가까운 44.4%에 달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지분율 상장사 30%, 비상장사 20% 이상) 194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14.1%로, 여전히 전체 계열사 평균(11.9%)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금액은 13조 4천억원으로 조사됐다.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의 내부거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각지대 회사 320개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11.7%였고, 내부거래금액은 24조6천억원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회사(13조4천억원)보다 1.8배 많았다.
총수일가 지분율 20∼30% 구간 상장사 27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7조5천억원으로, 규제 대상인 같은 지분율 비상장사(1천800억원)의 무려 42배에 달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의 자회사 202개의 내부거래비중은 15.3%로 높았다. 내부거래 규모도 12조8천억원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회사 전체(13조4천억원)의 95.5% 수준에 해당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크게 증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사각지대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중소기업 경쟁기반 훼손 등 우려가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