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원들이 주민설문 내용을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구성하는 방법 등 편법을 동원했다고 하더라도 의정비 인상이 관련 법령 절차 등에 어긋난 게 아니라면 이를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4일 서울 성동구 주민 326명이 구청장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성북구 주민 325명과 은평구 주민 296명이 제기한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도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의정비 인상 심의회가 관계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구성되고 자율적으로 의정비 상한액 등을 결정한 경우 주민 정서나 여론조사 결과에 일부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성동구 의회 예산 지원을 받는 단체 구성원을 심의위원으로 위촉하고, 주민설문 내용에 의정비 인상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의정비 인상 의결이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본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심의회가 지역주민의 소득수준과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등을 고려해 의정비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이런 결정이 도시근로자인 지역주민의 연평균 가구소득 등에 비춰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어 인상 결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성동구의회는 지난 2007년 10월에 2008년도 의정비(의정활동비+월정수당)를 연 5천550만원으로 인상키로 의결하고, 의회는 이를 기초로 2008년 1월 월정수당을 종전의 152만원에서 352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하고 인상된 수당을 지급하자, 주민들은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했고, 서울시는 심의위원 선정과 여론조사 절차가 부적절했다면서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 등을 요구했다.
성동구 주민들은 이런 서울시 조치에 인상분 환수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구청장을 상대로 부당하게 올린 의정비를 환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