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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11 15: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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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사법연수원 16기)이 첫 공판에서 “검찰발 미세먼지로 생긴 신기루가 만든 허상에 매몰되지 말라”면서, “법원이 공정히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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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준 기자] 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사법연수원 16기)이 첫 공판에서 “검찰발 미세먼지로 생긴 신기루가 만든 허상에 매몰되지 말라”면서, “법원이 공정히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임 전 차장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고 이같이 말하고, “일하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 사법부를 위해서 일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사실이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법원행정처에서 일했던 게 사법행정권 남용이니 사법농단이니 평가되고 기소되면서 제 뜻과 무관하게 법원 조직에 큰 누를 끼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차장은 사법부 불신에 대해 안타까움과 억울함에 대해 “지난 8개월간 사법행정 전반에 대해 진행된 전례 없는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 동료 법관과 법원 가족들에게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법치주의의 상징이자 인권보장의 보루여야 할 법원이 적폐의 온상으로 취급받고 법원 내부 갈등 여진이 계속돼 더욱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임 차장은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재판거래 등을 일삼는 사법부 적폐 온상으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면서, “사법행정을 담당했던 모든 법관을 인적 적폐청산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되고, 사법부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선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임 전 차장은 “제가 담당했던 업무 관련해서 엄중한 책임이 불가피하다면 모두 책임을 지겠다”면서, “도의적인 책임은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도 법적인 책임은 부인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검찰이 자신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것과 관련, “법원행정처에서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의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은 사법부가 정치권과 유착하기 위해 재판을 거래대상으로 삼았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법원행정처는 주요 재판에 대해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검찰이 주장하듯이 이른바 재판거래로 정치권력과 유착했다는 것은 전혀 가공의 프레임임을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은 발언 도중에 이번 사안을 루벤스가 그린 작품 ‘시몬과 페로’에 빗대 “이 그림은 노인이 한 여인의 젖을 빠는 모습”이라면서, “누군가는 성화라고 하고 영락없는 포르노로도 보이지만 포르노가 아니다. 피상적으로 보이는 것만 진실은 아니고,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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